8년 전 오늘 글이에요.
'참나'를 찾는 여행 96
눈/김효근
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새 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을 잊어버리오
가슴에 새겨보리라 순결한 님의 목소리
바람결에 실려오는가 흰눈되어 온다오.
저 멀리 숲 사이로 내마음 달려가나
아 겨울새 보이지 않고 흰 여운만 남아있다오
눈감고 들어보리라 끝없는 님의 노래여
나 어느새 흰눈 되어 산길을 걸어간다오.
어제는 대전문화연대 걷기모임의 대청호 500리 길 이어걷기가 충북 옥천군 안남면 '한반도 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2016년 첫눈을 맞는 즐거움을 만났다. 그리고 대전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만난 함박눈은 내 시린 마음을 하얗게 물들였다. 제2차 대전시민 10만 시국대회에 참가할 생각에 일어난 이런 저런 상념을 바람결에 실려오는 흰눈에게 넘겨줄 수 있었다. 그 때 듣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샹송은 나에게 프랑스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을 건넸다. "이만하면 넉넉한 삶이다.!"(법인)
사람이 지닌 세 가지 독, 탐진치
이를 두 개로 하면 아집과 집착
이것들을 버리면 자유롭다.
"보살은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불안이 사라졌다." (반야심경)
보살은 현실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도 보살이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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