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젠 6학년이 시작되는 생일이었다. 문자로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오늘 오후에는 대전 에트리에 정현종 시인이 오신다. 강의를 듣고, 시인과 저녁도 먹는다. 새롭게 시작하는 6학년은 모든 것을 사랑할 마음이다.
시인은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한다. 내년 생일이 오면, 61살이 아니라, 59살로 내려갈 생각이다. 춘하추동, 한 바퀴를 다 돌았고, 이 번에는 다시 되돌아 갈 생각이다. 동추하춘! 아니다. 그냥 다시 봄-여름-가을-겨울 순으로 도(道)를 따를 것이다.
이 번엔 뛰지 않고, 천천히 걸을 것이다. 시인처럼 주변을 둘러 보며 걸을 것이다. 플라스틱 악기 소리,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 꽃보다 처녀, 뛰는 할아버지, 밤 보따리같은 주변의 모든 풍경들로 마음의 꽃을 피울 것이다. "밤꽃이 막무가내로" 피는 것처럼.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정현종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아이가 플라스틱 악기를 부-부- 불고 있다
아주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 있는 파가 보따리 속에서
쑥쑥 자라고 있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고 뛰어오신다
무슨 일인지 처녀 둘이
장미를 두 송이 세 송이 들고 움직인다
시들지 않는 꽃들이여
아주머니 밤 보따리, 비닐
보따리에서 밤꽃이 또 막무가내로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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