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지치득거(舐痔得車)’, 즉 ‘혀로 치질을 핥아 주고 얻은 수레’

한표 생각: 인문 산책:이런 사회적 비용이 왜 필요한가?

송 (宋)나라 사람 조상(曹商)이라는 자는 송나라 왕을 위해 진(秦)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그가 떠날 때는 몇 대의 수레를 받아갔으나, 진나라 왕이 그를 좋아하여 수레 백 대를 더해 주었다. 그가 송나라로 돌아와 장자를 보고는 말했다. "대저 궁색한 마을의 뒷골목에 지내면서 곤궁하여 짚신이나 삼고 비쩍 마른 목덜미에 누렇게 뜬 얼굴로 사는 짓은 내가 잘 하지 못하오. 하지만 만승(萬乘)의 임금을 한번 깨우쳐서 백 대의 수레를 얻어내는 것은 내가 잘 하는 일이오." 장자가 말했다. "진나라의 임금이 병이 나서 의원을 불렀다오. 종기를 터뜨려 고름을 짜낸 자는 수레 한 대를 받았고, 치질을 핥은 자는 수레 다섯 대를 받았다오. 치료가 더러울수록 더 많은 수레를 받은 것이오. 그대는 그의 치질이라도 고쳐준 것이오? 어떻게 해서 그 많은 수레를 받은 것이오? 썩 물러가시오." (<<장자>>, <열어구>)

‘지치득거(舐痔得車)’, 즉 ‘혀로 치질을 핥아 주고 얻은 수레’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체면조차 버렸던 당시의 세태, 또 그런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던 일상, 아니 재주라고 우쭐하며 자랑 삼던 풍토, 그러나 그 일이 얼마나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인지, 윗사람에게 아첨해 이익을 얻는 자의 비열함을 통박한 유쾌한 이야기다.

일상의 언어에서는 '똥꼬 빤다'고도 한다. ‘지치득거’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그 과정이 제 아무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이다. 성공을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태에 경고가 되는 말이다. ‘똥구멍을 핥아 수레를 얻는다’는 뜻으로, ‘미천한 일을 하여 큰 이익을 얻는 것’을 말한다. 한 마디로 온갖 아부를 하며 치졸하고 졸렬하게 자신의 이득을 얻을 때 쓰는 말이다. 사실, 이 말이 많이 쓰이는 곳은 답 없는 '찌라시'에게 욕설을 퍼부을 때이다.

매우 심하게 '지치득구'의 모습이 드러나는 곳이 최근 우리의 일부 언론과 일부 기자들이다. 언론이라는 본연의 직무를 망각하고 철저하게 찌라시 행태를 보이며, 더럽고 더러운 위정자의 비위를 맞추는 기사를 쓰는 쓰레기 집단들이 정의도 진실도 없다. 오직 본인들의 이득을 위해 온갖 쓰레기 짓을 일삼는다. 사회를 시궁창으로 만드는 집단이고, 공정해야 할 법과 원칙을 유린하는 데 앞장서는 집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