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문운동가로,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길을 찾고, 그 길을 공유하려는 사람이다. 최진석 교수에 의하면, 사람을 사람으로 만드는 힘은 '본능적인 동작'이 아니라 '인위적(人爲的)인 활동력'이라고 했다. 사람은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동작을 해서 사람으로 살아간다. 거실의 고양이처럼, 배불르면 자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생존의 욕구가 채워지더라도, 더 나은 저 세상을 꿈꾼다. 그리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삶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이라고 보는 이유이다. '본능적인 동작'의 테두리에 갇힌 것이 짐승이고, '인위적인 활동'으로 본능의 테두리를 벗어난 것이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은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에 시간을 들이고, 그 시간을 인내로 참아내며 훈련하여야 더 성장한, 더 나은 사람이 된다. 누가 더 사람이 되느냐 하는 점은 누가 더 학습하느냐 로 결정된다. 짐승에게는 학습이 거의 필요 없다.
학습의 전 과정에 철학을 담아 체계화한 것을 우리는 교육(敎育)이라 정의한다. 사람이 사람으로 완성되는 여정에는 반드시 교육이 필요하다. 최진석 교수는 사회가 작동하는 중심 두 톱니바퀴를 정치와 교육으로 꼽는다. 그러면서 그 사회가 어떤 사회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 사회의 정치가 어떠한 가라는 질문의 답과 일치한다. 그리고 그 사회의 정치가 어떠한 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 사회의 교육이 어떠한 가라는 질문의 답과 아주 잘 맞는다. 이렇게 본다면 사회의 뿌리 동력은 교육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 백 년 앞을 내다 보는 큰 계획)"라 한다. 가끔 교육 무용론을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교육 방법에 대한 회의에서 빚어진 착각이다. 교육 무용론은 있을 수 없고, 특정한 교육방법 무용론은 있을 수 있다. 인간은 다 교육생으로 살아간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람이 교육을 받는 목적은 사람 답게 살기 위해서이다.
사람은 문명(文明)을 건설하는 존재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명은 인간이 한 모든 활동의 총체이다. 그런 문명을 건설하는 활동을 우리는 문화(文化)라고 한다. 그래 인간은 문화적 존재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문화는 "무엇인가를 해서 변화를 야기하는 행위"이다. 교육의 관건은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이다. 변화를 야기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변화를 경험해야 한다. 지식에 매몰되거나 이념에 빠져 있으면 변화가 힘들다. 예컨대, 알고 있는 것을 수호하거나, 알고 있는 것을 근거로만 세상을 보며, 굳은 신념이 된 이년을 매개로만 세상과 관계한다면 변화는 경험할 수 없다. 자신도 변화를 경험할 수 없고, 세상에 변화를 야기할 수도 없다. 최교수는 멋진 예를 든다. 자전거에 대하여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알고 있는 그것들이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니다.
변화라는 것은 교육의 메커니즘에서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교육받고 나서도 교육받기 전하고 똑같다면 교육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다. 지식의 습득이나 축적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교육 환경에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지식을 축적한 다음의 인격적인 변화 혹은 영혼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여기서 독립적인 인격이나 창의력이나 행복이나 자유나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사랑하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더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거 쉽지 않다. 그래 오늘 아침 고유하는 시처럼, "종이가 찢어지어야" 한다.
너무 번잡한 일들로 포위된 교육은 효과가 없다. 많고 번잡한 일들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는 '우리' 가운데 한 명으로 존재하는 모습이다. '우리'로 있으면 번잡한 문제들에 휩싸여 있을 때의 '나'는 '나'로 존재하기 힘들다. '질문'. '자유', '윤리', '창의', '먼저 하기', '용기' 그리고 '도전' 등은 '우리' 가운데 한 명으로 존재하는 사람에게는 출현할 수 없다. 오직 '나'로 존재하는 사람에게만 있다. 그래 최진석 교수는 교육의 최종 단계는 '독립적 주체 만들기'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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