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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진부(陳腐)한 사람

1년 전 오늘 아침에 공유했던 시입니다.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는 진부한 사람이 아닌가를 묻는 아침이다. 내 주변에는 진부한 사람이 여럿이다. 진부한 사람은 다른 이가 소유하지 못한 특별한 한 가지를 소유하고 있다. 경제력, 권력 혹은 학력같은 남다른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부한 사람은 그것을 남들과 공유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지는 것이 아니라, 움켜쥐고 자신과 자신의 식구를 위해서만 사용한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매력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매력이 남들과 함께 나눌 때 기쁨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진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려고 다짐하는 아침이다. 배철현 교수의 묵상(2020년 2월 5일자)을 읽고 묵상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은 시 대신 노래를 하나를 공유한다. 이 노래처럼, 이렇게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 하루를 진부하지 않게, 겸손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남 눈치 보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아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내 영혼의 근육이 늘어난다.
https://youtu.be/vN2nSpcTsR0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김태화 노래

어느 날 난 낙엽지는 소리에
갑자기 텅 빈 내마음을 보았죠
그냥 덧없이 흘러버린
그런 세월을 느낀거죠
저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살아버린 내 인생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늦어버린 것이 아닐까
흘러버린 세월을 찾을 수 만 잊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을까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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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자가 고기를 요리하여 나누지 않고 자신의 몸에 가지고 다니면서 자랑만 일삼는다. 사람들이 맨 처음에는 고기 한 점을 얻어 먹기 위해 줄을 섰으나, 그가 구두쇠란 사실을 알고 그의 곁을 떠나간다. 부자는 고기가 썩는 줄 모른다. 악취에 익숙해 자신의 몸에서 썩은 고기(腐) 냄새가 나는 줄 모른다. 그러다가 그가 고기를 나누어 먹겠다고 사람들을 불러 고기를 진열(陣列)하였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오지 않았다. 왜냐하면 고기가 이미 부패(腐敗)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진부(陳腐)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은 왜 생기는 걸까? 깊이 숙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에 참견한다. 배철현 교수는 진부한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나열한다.
진부한 사람은
- 다른 사람의 안녕이나 입장을 헤아릴 능력이 없다.
- 세상에서 사장 소중한 것은 오직 자신의 욕망, 자신의 본능, 자신의 필요 그리고 자신의 변덕이다.
-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지적으로 우월하고 중요하다고 착각한다.
- 다른 사람이 이루어 놓은 업적을 인정하지 않거나 폄하한다.
- 자신을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결점이나 한계를 보지 못하는 장님이다.

한 마디로 이런 사람들은 오만하다. 이 오만의 반대는 겸허(謙虛와 겸손(謙遜)이다. <도덕경> 제22장이 겸손에 대해 잘 가르쳐 준다

휘 면 온전할 수 있고(曲則全 곡즉전),
굽으면 곧아 질 수 있고(枉則直, 왕즉직),
움푹 파이면 채워지게 되고(窪則盈, 와즉영),
헐리면 새로워지고(敝則新, 페즉신),
적으면 얻게 되고(小則得, 소즉득),
많으면 미혹을 당하게 됩니다(多則惑, 다즉혹).

그러므로 성인은 '하나'를 품고 세상의 본보기가 됩니다.
(是以聖人抱一 爲天下式, 시이성인 포일, 위천하식)
스스로를 드러내려 하지 않기에 밝게 빛나고(不自見 故明, 부자견 고명),
스스로를 옳다 하지 않기에 돋보이고(不自是 故彰, 부자시 고창),
스스로 자랑하지 않기에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되고(不自伐 故有功, 부자벌 고유공),
스스로 뽐내지 않기에 오래갑니다(不自矜 故長, 부자긍, 고장).
겨루지 않기에 세상이 그와 더불어 겨루지 못합니다.
(不有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부유부쟁, 고천하막능여지쟁).
옛말에 이르기를 휘면 온전할 수 있다고 한 것이 어찌 빈말이겠습니까?
(古之所謂曲則全者 豈虛言哉, 고지소위곡칙전자 기허언재)
진실로 온전함을 보존하여 돌아가십시오(誠全而歸之, 성전이귀지).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는 생각을 버리면 비로소 빛나게 될 것이고,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버리면 오리려 남들로부터 박수를 받게 된다. 겸손이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들이 피어나게 하고, 그 생각이 빛날 것이다.

몇 년 전에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재형 작가가 『발가벗은 힘』의 마지막에 이 이야기를 해서 다시 적어 본다. 지금도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고민일 때 하나의 지혜를 주는 것이다. 혜민 스님의 "내가 사십대가 되어 깨달은 세 가지"라는 글이다. 스님이 요즈음 같은 어느 봄날에 깨달었다 한다. 참 좋은 성찰이다. 스님에 의하면, 이 세 가지를 깨닫는 순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가를 알게 해준다고 했다.
- 내가 상상하는 것만큼 세상 사람들은 나에 대해 그렇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 보통 우리는 제각각 자기 생각만 하기도 바쁘다. 그렇다면 내 삶의 많은 시간을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을 걱정하면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해줄 필요가 없다는 깨달음. 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 남을 위한다면서 하는 거의 모든 행위들은 사실 '나를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부처가 아닌 이상 자기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것, 다른 사람에게 크게 피해를 주는 일이 아니라면, 남 눈치 그만 보고, 즐겁게 원하는 거 하면서 사는 것이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노래는 이재형의 책 끝에 나오는 노래이다. 이렇게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 하루를 진부하지 않게, 겸손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남 눈치 보지 않고, 즐겁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아침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내 영혼의 근육이 늘어난다. "사람 때문에 아파하지 마라. 모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 마음 도려낼 것도 애쓸 필요도 없다. 몇 사람은 흘려 보내고 또 몇 사람은 주워 담으며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다." 어제 페이스 북에서 읽은 내용이다.